4부 · 현금흐름표: 통장에 실제로 들어온 돈 · 21과
흑자인데 왜 망할까요? 흑자도산
장부에는 3년 내내 흑자인데 통장은 비어 가요. 이익과 현금이 갈라지는 길을 따라가며 흑자도산이 왜 생기는지 봐요.
Q오늘의 질문
3년 내내 흑자를 낸 회사가 어느 날 갑자기 빚을 못 갚아 부도가 났어요. 이익이 났는데 어떻게 망할 수 있을까요?
회사를 쓰러뜨리는 건 적자가 아니라 현금 부족이에요. 이번 과에서는 이익은 나는데 현금은 계속 빠져나가는 가상 회사 먹구름전자를 3년 동안 따라가요.
MAP이번 과의 학습 지도
세 단계로 차근차근 쌓아 올려요. 단계마다 끝에 있는 '잠깐 확인'으로 이해했는지 점검하고 넘어가요.
18과에서 외상으로 판 케이크는 이익은 되지만 현금은 아니라는 것을, 19과에서 영업현금을 순이익에서 출발해 계산하는 법을 배웠어요. 7과에서는 먹구름전자의 외상값 회수 기간이 55일에서 114일로 늘어난 것을, 10과에서는 부채비율 400%를 봤어요. 오늘은 그 숫자들이 현금흐름표에서 어떻게 드러나는지 이어 봐요. 바로 앞 20과의 FCF도 함께 써요.
- STEP 1 · 기초 개념이익은 났는데 현금은 없다
외상 매출과 재고가 늘면 이익과 현금이 왜 갈라지는지, 증가로 설명할 수 있어요.
- STEP 2 · 원리 이해먹구름전자 3년 따라가기
순이익 6·5·3억과 영업현금 −4·−15·−22억이 어떻게 계산되는지 따라가고, 빈 곳을 무엇으로 메웠는지 읽을 수 있어요.
- STEP 3 · 실전 적용흑자도산의 신호 읽기
현금흐름표·재무상태표·공시에서 위험 신호를 순서대로 점검할 수 있어요.
STEP 1이익은 났는데 현금은 없다
장부의 이익과 통장의 현금이 어떻게 갈라지는지, 아주 작은 가게부터 시작해요.
동네 문구점이 학교에 공책 1,000만 원어치를 납품했다고 해 봅시다. 원가는 700만 원이라 장부에는 이익 300만 원이 찍힙니다. 그런데 학교는 석 달 뒤에 돈을 주기로 했고, 문구점은 공책을 사 오느라 도매상에 700만 원을 이미 냈습니다. 이번 달 통장은 300만 원 늘어난 게 아니라 700만 원 줄었습니다. 이 상태에서 가게 월세 날이 오면, 장부상 흑자인데도 월세를 못 낼 수 있습니다.
회사가 망하는 순간은 '적자가 난 날'이 아니라 '갚기로 한 날에 현금이 없는 날'입니다. 은행 대출 만기, 거래처에 줄 물품 대금, 직원 월급을 현금으로 내지 못하면 장부의 이익과 상관없이 부도가 납니다. 이익이 나는데도 현금이 말라 쓰러지는 것을 이라고 부릅니다.
원인은 대부분 에 있습니다. 운전자본은 장사를 굴리는 데 묶여 있는 돈으로, 아직 받지 못한 외상값()과 창고에 쌓인 가 대표적입니다. 여기서 거래처에 아직 주지 않은 외상값(매입채무)을 빼면 순수하게 묶인 돈이 됩니다. 매출이 늘어 외상과 재고도 같이 늘어나는 것은 자연스럽지만, 매출보다 훨씬 빨리 늘어난다면 현금이 그만큼 계속 빨려 들어가고 있다는 뜻입니다.
잠깐 확인순이익 10억, 감가상각 5억인 회사의 매출채권과 재고가 한 해에 20억 늘었어요. 영업현금은 대략 얼마일까요?
STEP 2먹구름전자 3년 따라가기
이제 가상 회사 먹구름전자의 3년을 숫자로 따라가요. 이익 선과 현금 선이 어떻게 벌어지는지 보세요.
먹구름전자의 매출은 200억, 220억, 240억으로 해마다 10억씩 늘었고 순이익도 6억, 5억, 3억으로 3년 내내 흑자였습니다. 겉으로는 '꾸준히 성장하는 흑자 회사'입니다. 그런데 7과에서 본 것처럼 매출채권은 30억 → 48억 → 75억, 재고는 25억 → 38억 → 55억으로 매출보다 훨씬 빨리 불었습니다. 물건을 팔긴 했지만 돈을 제때 받지 못하고, 만든 물건이 창고에 쌓인 것입니다.
가상 회사 먹구름전자 숫자입니다. 단위 억 원. 운전자본 증가는 매출채권과 재고의 증가 합계(18·31·44억), 감가상각은 해마다 8억, 매입채무 등 증가는 0·3·11억으로 가정했습니다. 점이나 막대를 눌러 보세요.
| 먹구름전자 (가상, 억 원) | 1년차 | 2년차 | 3년차 |
|---|---|---|---|
| 순이익 | +6 | +5 | +3 |
| + 감가상각 (현금 안 나간 비용) | +8 | +8 | +8 |
| − 매출채권·재고 증가 | −18 | −31 | −44 |
| + 매입채무 등 증가 (거래처 대금 미루기) | 0 | +3 | +11 |
| = 영업활동 현금흐름 | −4 | −15 | −22 |
| − 설비투자 | −5 | −6 | −5 |
| = FCF (20과) | −9 | −21 | −27 |
표를 위에서부터 읽으면 이야기가 보입니다. 순이익과 감가상각을 더하면 해마다 11~14억의 현금이 생길 수 있었지만, 매출채권과 재고가 그보다 훨씬 많이 쌓이면서 영업현금이 마이너스로 돌아섰습니다. 3년째에는 거래처 대금 지급까지 미뤄(매입채무 등 +11억) 겨우 −22억에서 막았습니다. 대금을 미루는 것은 다른 회사의 돈을 잠시 빌려 쓰는 것과 같아서, 거래처가 더는 기다려 주지 않으면 바로 현금 부족으로 이어집니다.
그럼 모자란 현금은 어디서 났을까요? 재무상태표를 보면 단기차입금이 70억까지 불었고, 2년 동안 를 세 번, 모두 60억어치 발행했습니다. 본업이 현금을 못 버니 빚과 '나중에 주식으로 바뀔 수 있는 빚'으로 버틴 것입니다. 20과에서 본 실제 사례는 FCF가 마이너스인 해에 쌓아 둔 현금으로 메웠지만, 먹구름전자는 새로 빌린 돈으로 메웠습니다. 둘은 전혀 다른 상황입니다.
자주 하는 오해
- "흑자 회사는 망하지 않는다?"
- 회사는 이익이 아니라 현금으로 빚을 갚습니다. 갚을 날에 현금이 없으면 흑자여도 부도가 날 수 있습니다.
- "매출채권이 늘면 장사가 잘된다는 뜻이다?"
- 매출과 비슷한 속도로 늘면 자연스럽지만, 매출보다 훨씬 빨리 늘면 돈을 제때 못 받는다는 뜻일 수 있습니다. 먹구름전자는 매출 +9% 해에 매출채권 +56%였습니다.
- "영업현금이 한 해 마이너스면 위험하다?"
- 큰 주문을 받아 재고를 미리 쌓은 해에는 일시적으로 마이너스가 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여러 해 연속, 그리고 이익과의 차이가 점점 벌어질 때입니다.
잠깐 확인먹구름전자의 2년차 순이익은 5억, 감가상각 8억, 매출채권·재고 증가 31억, 매입채무 등 증가 3억이에요. 영업현금이 −15억이 되는 계산을 해 볼까요?
STEP 3흑자도산의 신호 읽기
현금이 사라지는 길을 한 단계씩 짚고, 공시와 재무제표에서 미리 알아챌 수 있는 신호를 정리해요.
현금이 사라지는 길을 단순화한 그림입니다. 실제 회사는 단계가 겹치거나 순서가 다를 수 있습니다.
흑자도산은 하루아침에 오지 않습니다. 대개 위 순서대로 몇 해에 걸쳐 진행되고, 각 단계마다 재무제표나 공시에 흔적이 남습니다. 1~3단계는 재무상태표의 매출채권·재고와 7과의 회수 기간에서, 4단계는 현금흐름표의 영업현금에서, 5단계는 재무활동 칸과 단기차입금, 그리고 전환사채 발행 공시(주요사항보고서)에서 보입니다. 6단계가 오면 이미 늦습니다. 그래서 투자자는 앞 단계의 신호를 모아 보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DART에서 직접 찾기
사업보고서 III. 재무에 관한 사항 → 2. 연결재무제표 → 연결 현금흐름표에서 맨 위 '영업활동현금흐름'과 그 아래 '당기순이익'을 3년 치 나란히 적어 보세요. 둘의 차이가 해마다 벌어지는지 봅니다. 같은 표의 '영업활동으로 인한 자산부채의 변동'(회사에 따라 '운전자본의 변동' 등) 줄이 크게 마이너스라면, 주석에서 매출채권·재고 변동을 확인합니다. 마지막으로 공시 검색에서 '주요사항보고서'를 골라 전환사채권 발행결정이 몇 번 있었는지 셉니다(3과의 필터 고르기).
투자에는 이렇게
| 점검 순서 | 위험 신호 | 먹구름전자 |
|---|---|---|
| 1. 순이익 vs 영업현금 (3년) | 흑자인데 영업현금 연속 마이너스 | +6·+5·+3 vs −4·−15·−22 |
| 2. 매출채권·재고 vs 매출 증가율 | 매출보다 훨씬 빠른 증가 | 매출 +9%, 매출채권 +56%(3년차) |
| 3. 재무활동 유입의 정체 | 단기차입·CB로 반복해서 메움 | 단기차입금 70억, CB 3회 60억 |
| 4. 만기와 공시 이력 | 단기 부채 집중, 잦은 CB·정정·감사인 교체 | 유동비율 93%, 감사인 교체 |
항상 그런 것은 아닙니다. 빠르게 성장하는 회사는 매출채권과 재고가 먼저 늘어 한동안 영업현금이 약할 수 있고, 수주 산업은 대금을 받는 시점이 몰려 있어 해마다 들쭉날쭉합니다. 한 가지 신호보다 여러 신호가 같은 방향을 가리키는지, 그리고 그 상태가 몇 해 이어지는지를 함께 보세요. 이 체크리스트는 점검 항목이며 투자 판단의 근거가 아닙니다.
잠깐 확인A사는 영업현금이 2년 연속 마이너스지만 보유 현금으로 메웠고, B사는 같은 기간 CB를 세 번 발행해 메웠어요. 어느 쪽이 더 조심스러울까요?
✓오늘 쌓은 지식
- 회사를 쓰러뜨리는 것은 적자가 아니라 갚을 날에 현금이 없는 것입니다. 이익이 나도 현금이 마르면 부도가 날 수 있는데, 이를 흑자도산이라고 부릅니다.
- 영업현금 ≈ 순이익 + 감가상각 − 운전자본 증가. 매출채권과 재고가 이익보다 빨리 늘면 영업현금은 마이너스가 됩니다.
- 먹구름전자는 순이익 6·5·3억인데 영업현금은 −4·−15·−22억이었습니다. 매출채권·재고가 해마다 18·31·44억씩 쌓였기 때문입니다.
- 모자란 현금은 단기차입금과 전환사채(CB) 3회로 메웠습니다. 본업 대신 빚과 증자로 버티는 구조는 만기가 몰릴 때 한꺼번에 무너질 수 있습니다.
- 점검 순서: 순이익과 영업현금을 3년 나란히 → 매출채권·재고 증가율을 매출과 비교 → 재무활동 유입이 무엇인지 → 단기차입금·CB 만기와 공시 이력.
먹구름전자처럼 극단적이지 않아도, 이익 중 얼마가 현금으로 남는지는 회사마다 달라요. 다음 과에서는 여러 해의 순이익과 영업현금을 비교해 '이익의 질'을 점수처럼 따져 봐요.
퀴즈5문제 퀴즈
정답을 고르면 바로 채점하고 해설을 보여줘요.
Q1. 흑자도산이란 무엇일까요?
회사는 현금으로 빚을 갚아요. 이익이 나도 갚을 날에 현금이 없으면 부도가 날 수 있어요.
Q2. 순이익 6억, 감가상각 8억, 매출채권·재고 증가 18억, 매입채무 등 변화 0인 회사의 영업현금은 얼마일까요?
6 + 8 − 18 = −4억이에요. 먹구름전자 1년차와 같은 숫자예요.
Q3. 다음 중 흑자도산 위험 신호로 보기 가장 어려운 것은 무엇일까요?
감가상각과 설비투자가 비슷한 것은 지금 규모를 유지하는 수준으로 투자한다는 뜻이라 위험 신호가 아니에요.
Q4. 먹구름전자가 3년차에 거래처 대금을 미뤄(매입채무 등 +11억) 영업현금 감소를 줄였어요. 이것을 어떻게 보는 게 좋을까요?
대금을 미루면 그만큼 현금이 덜 나가지만, 거래처가 기다려 주지 않으면 바로 현금 부족으로 돌아와요.
Q5. 영업현금이 마이너스인 해에 모자란 돈을 메운 방법 중 투자자가 더 조심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요?
보유 현금 사용은 체력을 쓰는 것이고, 단기차입·CB 반복은 새 빚과 지분 희석을 만들어요. 만기가 몰리면 위험이 커져요.
다음용어 · 다음 과 · 관련 도구
장부상 이익이 나는데도 갚을 날에 현금이 부족해 빚이나 대금을 갚지 못하고 쓰러지는 것입니다. 매출채권·재고가 쌓여 영업현금이 계속 마이너스일 때 생기기 쉽습니다.
운전자본Working capital장사를 돌리는 데 묶이는 돈입니다. 매출채권·재고가 늘면 현금이 묶이고, 매입채무·선수금이 늘면 현금이 남습니다. 현금흐름표에서는 '영업활동으로 인한 자산부채의 변동'으로 나타납니다.
매출채권Trade receivables물건이나 서비스를 팔고 아직 받지 못한 외상값. 매출보다 훨씬 빨리 늘면 돈을 못 받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재고자산Inventories팔려고 가지고 있는 원재료, 만들고 있는 제품, 완성품. 팔리고 회수되어야 현금이 됩니다.
매출채권 회수기간Days sales outstanding매출채권 ÷ 매출 × 365. 팔고 나서 돈을 받기까지 평균 며칠이 걸리는지 보여 줍니다.
현금흐름표Cash flow statement일정 기간 동안 실제 현금이 영업·투자·재무 활동으로 들어오고 나간 내역을 보여 주는 표입니다. 기말 현금은 재무상태표의 현금및현금성자산과 같습니다.
잉여현금흐름(FCF)Free Cash Flow영업활동 현금흐름에서 설비투자(유형자산 취득)를 뺀 돈입니다. 회사가 장사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투자를 하고도 남는 현금으로, 배당·자사주 매입·빚 상환의 원천입니다.
이익의 질Earnings quality이익이 본업에서, 반복적으로, 현금으로 들어오는 정도입니다. 일회성 이익이 많거나 이익에 비해 현금이 들어오지 않으면 이익의 질이 낮다고 봅니다.
교육용 자료이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과거 관계가 미래에도 반복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