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부 · 경제를 주식에 연결하기 · 38과
유동성: 돈이 풀리면 자산이 올라요
돈이 넉넉하게 풀리면 자산 가격이 떠오르고, 돈이 빠지면 가라앉아요. 유동성은 배수 손잡이를 움직이는 숨은 힘이에요.
Q오늘의 질문
2020년 코로나로 경제가 얼어붙었는데, 왜 주가는 다음 해까지 그렇게 많이 올랐을까요?
실업자가 쏟아지던 2020년, 미국 S&P 500은 그해 16% 넘게 오르고 2021년에도 27% 가까이 올랐어요. 경기만 보면 이해가 안 되는 장면이에요. 이번 과에서는 그 뒤에 있던 '돈의 양', 유동성을 따라가 봐요.
MAP이번 과의 학습 지도
세 단계로 차근차근 쌓아 올려요. 단계마다 끝에 있는 '잠깐 확인'으로 이해했는지 점검하고 넘어가요.
1과에서 배수(PER)를 흔드는 힘으로 금리·심리와 함께 '유동성'을 잠깐 봤어요. 13과의 중앙은행, 14과의 시장금리, 15과의 채권 시소, 37과의 배수 읽기를 이어서 써요.
- STEP 1 · 기초 개념유동성과 통화량
과 가 무엇인지, 시장에 돈이 많아지면 왜 자산 가격이 오르기 쉬운지 설명할 수 있어요.
- STEP 2 · 원리 이해돈을 푸는 두 개의 수도꼭지
중앙은행이 금리와 ·으로 돈의 양과 값을 조절하는 길을 그릴 수 있어요.
- STEP 3 · 실전 적용2020~2026년 돈의 흐름
연준 총자산과 M2 데이터로 유동성 장세와 반전을 읽고, 유동성만으로 주가를 설명할 수 없는 경우도 구분할 수 있어요.
STEP 1유동성과 통화량
'유동성'이라는 말은 뉴스에 자주 나오지만 막상 설명하려면 막혀요. 물의 비유로 차근차근 풀어 봐요.
유동성은 시장에 도는 돈의 수위예요
에는 두 가지 뜻이 겹쳐 있습니다. 하나는 '얼마나 쉽게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가'이고, 다른 하나는 '시장과 경제 전체에 돈이 얼마나 넉넉하게 돌고 있는가'입니다. 경제 뉴스에서 "유동성이 풍부하다", "유동성 장세"라고 할 때는 주로 두 번째 뜻입니다. 돈이 넉넉하고 빌리기 쉬울수록, 그 돈 가운데 일부는 주식·부동산·코인 같은 자산으로 흘러갑니다.
쉬운 비유 · 수영장의 물 높이
수영장에 튜브 여러 개가 떠 있어요. 물을 더 부으면 크기와 상관없이 모든 튜브가 함께 떠올라요. 반대로 물을 빼면 다 같이 내려가요. 이때 튜브가 실제로 커진 건 아니에요. 시장에서도 돈이 넘칠 때는 회사의 이익(튜브 크기)이 그대로여도 가격(높이)이 함께 오르기 쉬워요. 1과의 말로 하면 '배수 손잡이'가 올라가는 거예요.
통화량 M2로 돈의 양을 재요
돈의 양을 재는 대표 지표가 (광의통화)입니다. 지갑 속 현금, 언제든 꺼낼 수 있는 요구불예금에 더해 저축성 예금, 소액 머니마켓펀드처럼 짧은 시간 안에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 돈까지 더한 값입니다. 미국 M2는 연준이, 한국 M2는 한국은행이 매달 발표합니다.
돈은 중앙은행 혼자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은행이 대출을 해 주면 그 돈은 누군가의 예금으로 다시 들어오고, 그 예금이 또 다른 대출의 재료가 됩니다. 그래서 중앙은행이 금리를 낮춰 대출이 늘면 M2가 빠르게 늘고, 금리를 올려 대출이 줄면 M2 증가가 느려집니다. 이번 과의 숫자를 읽을 때는 M2의 '크기'보다 '1년 전보다 몇 % 늘었는가', 즉 증가율을 주로 봅니다.
잠깐 확인회사 이익은 그대로인데 시장에 돈이 크게 풀려 주가가 30% 올랐어요. 1과의 두 손잡이 중 어느 쪽이 움직였을까요?
STEP 2돈을 푸는 두 개의 수도꼭지
수영장 물을 조절하는 사람은 중앙은행이에요. 그런데 중앙은행에는 수도꼭지가 두 개 있어요.
첫 번째 꼭지: 금리, 돈의 값
13과에서 본 기준금리가 첫 번째 꼭지입니다. 기준금리를 낮추면 돈을 빌리는 값이 싸져서 가계와 기업이 대출을 늘리고, 예금 이자가 줄어든 사람들은 더 높은 수익을 찾아 주식이나 채권으로 움직입니다. 그런데 2008년 금융위기와 2020년 코로나 때처럼 기준금리를 0% 가까이 내렸는데도 경제가 살아나지 않으면, 더 내릴 여지가 없습니다. 그때 꺼내는 것이 두 번째 꼭지입니다.
두 번째 꼭지: 양적완화와 양적긴축, 돈의 양
(QE)는 중앙은행이 시장에서 국채나 주택저당증권을 대량으로 사들이는 정책입니다. 중앙은행이 채권값을 치르면 그 돈은 은행의 으로 쌓이고, 채권을 판 투자자의 손에는 현금이 생깁니다. 동시에 15과의 시소처럼 채권을 사려는 힘이 커지니 채권 가격은 오르고 장기금리는 내려갑니다. 현금을 쥔 투자자는 더 높은 수익을 찾아 회사채, 주식 같은 위험자산으로 옮겨 갑니다.
(QT)은 정반대입니다. 중앙은행이 들고 있던 채권을 만기가 와도 다시 사지 않거나 팔아서, 시장의 돈을 거둬들입니다. 이 과정은 중앙은행의 (총자산) 크기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채권을 사면 총자산이 늘고, 줄이면 총자산이 줄어듭니다.
그림으로 보기: 돈이 풀리는 길
버튼을 눌러 양적완화와 양적긴축을 바꿔 보세요. '한 단계씩'을 누르면 돈이 흘러가는 순서대로 칸이 켜져요.
실제로는 각 단계 사이에 수개월에서 수년의 시차가 있고, 경제 상황에 따라 효과의 크기가 크게 달라집니다. 이해를 돕기 위한 단순화한 그림입니다.
유동성이 자산 가격을 띄우는 세 갈래
정리하면 유동성은 세 갈래로 자산 가격에 닿습니다. 첫째, 금리 갈래입니다. 장기금리가 내려가면 17과의 할인율이 낮아져 미래 이익의 현재가치가 커지고 PER이 올라갑니다. 둘째, 자리 옮기기 갈래입니다. 안전한 채권의 수익이 줄어든 투자자가 더 위험한 자산으로 돈을 옮깁니다. 셋째, 심리 갈래입니다. "중앙은행이 시장을 받쳐 준다"는 믿음이 생기면 위험을 감수하려는 마음이 커집니다. 세 갈래 모두 주로 배수 손잡이를 움직인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자주 하는 오해
- "돈을 풀면 주가는 무조건 오른다?"
- 아닙니다. 2008년에도 연준은 금리를 0% 가까이 내리고 채권을 사들였지만, 금융 시스템이 흔들리는 동안 주가는 한동안 계속 떨어졌습니다(21과). 돈이 풀려도 사람들이 쓰거나 투자하지 않으면 자산 가격으로 흘러가지 않습니다.
- "통화량이 늘면 곧바로 물가가 오른다?"
- 시차가 있습니다. 미국 M2는 2020~2021년에 크게 늘었고, 물가는 2021년부터 오르기 시작해 2022년 6월 9.1%로 정점을 찍었습니다(8과). 공급망 문제, 에너지 가격 같은 다른 요인도 함께 작용했습니다.
- "한국 증시는 한국 유동성만 보면 된다?"
- 미국 연준의 유동성은 달러와 외국인 자금을 통해 한국에도 전해집니다(24과, 27과, 32과). 그래서 한국 투자자도 연준의 대차대조표 뉴스를 챙겨 봅니다.
잠깐 확인연준이 "보유 국채를 만기가 와도 다시 사지 않겠다"고 발표했어요. 양적완화일까요, 양적긴축일까요? 연준의 총자산은 어떻게 될까요?
STEP 32020~2026년 돈의 흐름
이제 실제 숫자로 확인해 봐요. 연준의 총자산과 미국 M2 증가율을 한 화면에 놓으면 지난 10년의 물 높이 변화가 보여요.
연준 총자산과 M2 증가율, 10년
미국 연준 총자산(막대, 조 달러)과 M2 전년 대비 증가율(선, %), 분기 말 기준
막대를 누르면 그 분기의 숫자가 나와요.
출처: FRED WALCL(연준 총자산, 주간, 분기 마지막 주 값), M2SL(M2, 월간, 분기 마지막 달의 전년 대비 증가율을 로빈 인베스트가 계산). 2026년 3분기 M2는 8월 값. 2026-10-05 확인.
그래프에는 세 개의 장면이 담겨 있습니다. 첫째, 연준 총자산은 2020년 3월 4일 주간 4.24조 달러에서 6월 말 7.08조 달러로 넉 달이 채 안 돼 약 67% 불어났습니다. M2 증가율도 2021년 2월 26.8%까지 치솟았습니다. 이것이 질문 속 '얼어붙은 경제와 뜨거운 주가'의 배경입니다. 둘째, 총자산은 2022년 4월 13일 주간 8.97조 달러로 정점을 찍었고, 같은 해 금리 인상과 함께 양적긴축이 시작되자 줄어들기 시작했습니다. M2 증가율은 2022년 말 마이너스로 돌아서 2023년 4월 −4.6%까지 내려갔습니다. 셋째, 2023년 3월에는 실리콘밸리은행 사태(18과)로 연준이 은행에 긴급 자금을 공급하면서 총자산이 잠깐 다시 늘었습니다.
그때 S&P 500은?
출처: FRED SP500 연말 종가(2019~2023년)로 계산한 가격 변화율, 배당 제외. 2026-10-05 확인.
2020~2021년의 와 2022년의 반전은 유동성 이야기와 잘 맞습니다. 그런데 2023년은 다릅니다. M2가 줄고 연준 총자산도 줄어드는 가운데 S&P 500은 24% 넘게 올랐습니다. 17과에서 본 것처럼 금리 인상이 끝나 간다는 기대와 인공지능 관련 이익 기대가 겹쳤기 때문입니다. 유동성은 물 높이를 정하는 큰 힘이지만, 튜브 자체가 커지는 이익의 힘이 더 클 때도 있다는 뜻입니다. 2026년에는 M2 증가율이 다시 5%대(8월 5.7%)로 올라왔고, 연준 총자산은 6.7조 달러 안팎에서 멈춰 있습니다.
주식에는 이렇게: 유동성 뉴스 읽기
| 뉴스 | 유동성 방향 | 주로 흔들리는 곳 |
|---|---|---|
| "연준, 국채 매입 확대" | 늘어남 | 장기금리 하락 → 성장주·장기채 배수에 우호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
| "양적긴축 속도 높인다" | 줄어듦 | 장기금리 상승 압력 → 고PER 자산이 먼저 부담을 받기 쉽습니다. |
| "M2 증가율 반등" | 늘어남 | 자산 가격에 순풍일 수 있지만, 물가 재상승 우려(7과)도 함께 봅니다. |
| "단기자금시장 경색, 긴급 유동성 공급" | 엇갈림 | 돈은 풀리지만 위기 신호이기도 합니다. 2023년 3월이 그런 경우였습니다. |
FOMC 일정은 캘린더에서, 지금 금리·물가 국면은 매크로 지도의 지금 국면에서 함께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항상 그런 것은 아닙니다. 유동성과 주가의 관계는 시기마다 크게 달라지며, M2나 중앙은행 총자산만으로 주가 방향을 예측할 수는 없습니다. 이 과의 내용은 시장을 읽는 틀을 설명하기 위한 것이며 특정 자산의 매수·매도를 권하지 않습니다.
잠깐 확인2023년에 M2가 줄었는데도 S&P 500이 24% 넘게 오른 이유를 두 손잡이로 설명해 보세요.
✓오늘 쌓은 지식
- 유동성은 '시장에 도는 돈의 양'과 '돈을 쉽게 구할 수 있는 정도'를 함께 가리킵니다. 대표 지표는 현금·예금 등을 더한 통화량 M2입니다.
-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로 돈의 '값'을, 양적완화(QE)·양적긴축(QT)으로 돈의 '양'을 조절합니다. QE는 채권을 사서 돈을 풀고, QT는 거꾸로 돈을 거둬들입니다.
- 돈이 넉넉하고 금리가 낮으면 투자자는 위험자산으로 옮겨 가고 배수(PER)가 커지기 쉽습니다. 2020~2021년 미국 M2 증가율은 2021년 2월 26.8%까지 치솟았습니다.
- 2022년 금리 인상과 QT가 겹치자 M2는 2022년 말부터 줄기 시작했고 S&P 500은 19.4% 떨어졌습니다. 다만 2023년에는 M2가 줄어드는 중에도 이익 기대로 지수가 올랐습니다.
- 유동성은 배수 손잡이를 움직이는 큰 힘이지만 유일한 힘은 아니에요. 금리, 이익, 심리와 함께 봐야 해요.
돈이 넘치면 사람들 마음도 들뜨고, 돈이 빠지면 겁이 나요. 다음 39과에서는 그 마음을 숫자로 재는 공포지수 VIX와 신용잔고를 배워요.
퀴즈5문제 퀴즈
정답을 고르면 바로 채점하고 해설을 보여줘요.
Q1. 통화량 M2에 들어가지 않는 것은 무엇일까요?
M2는 현금과 예금처럼 짧은 시간 안에 현금으로 쓸 수 있는 돈의 양이에요. 주식은 돈이 아니라 돈으로 산 자산이라 M2에 들어가지 않아요.
Q2. 기준금리가 이미 0%에 가까울 때 중앙은행이 돈을 더 풀기 위해 국채를 대량으로 사들이는 정책은?
양적완화는 중앙은행이 채권을 사서 시장에 돈을 공급하는 정책이에요. 중앙은행의 총자산이 커지고 장기금리가 내려가는 경향이 있어요.
Q3. 유동성이 넉넉해질 때 주가에 주로 영향을 주는 손잡이는?
돈이 넉넉해지면 할인율이 낮아지고 투자자가 위험자산으로 옮겨 가 같은 이익에도 더 높은 배수를 매기기 쉬워요.
Q4. 미국 연준 총자산이 가장 컸던 시기로 알맞은 것은?
FRED 자료로 연준 총자산은 2022년 4월 13일 주간 약 8.97조 달러로 가장 컸어요. 이후 금리 인상과 양적긴축으로 줄어 2026년 9월 말 약 6.74조 달러예요.
Q5. 2023년 M2가 줄어드는 중에도 S&P 500이 크게 오른 사례가 알려 주는 것은?
2020~2022년에는 유동성이 주가 흐름을 잘 설명했지만, 2023년에는 금리 인상 종료 기대와 이익 기대가 더 크게 작용했어요. 한 가지 지표만으로 판단하지 않는 습관이 중요해요.
다음용어 · 다음 과 · 관련 도구
시장에 풀린 돈의 양, 또는 자산을 쉽게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 정도입니다. 유동성이 많으면 자산 가격이 오르기 쉽습니다.
금리Interest rate돈을 빌리는 값입니다. 금리가 오르면 미래 이익의 현재 가치가 줄어 주식의 배수가 낮아지기 쉽습니다.
기준금리Policy rate중앙은행(한국은행, 미국 연준)이 정하는 정책 금리입니다. 모든 금리의 출발점이 됩니다.
연준Fed, 미국 연방준비제도미국의 중앙은행입니다. 물가 안정과 최대 고용을 목표로 기준금리를 정합니다.
채권Bond정부·기업이 돈을 빌리며 발행하는 차용증입니다. 정해진 이자를 주고 만기에 원금을 돌려줍니다. 금리가 오르면 이미 발행된 채권의 가격은 내려갑니다.
PER주가수익비율, Price-Earnings Ratio주가 ÷ EPS. 시장이 1년 이익의 몇 배를 주고 주식을 사는지 보여주는 배수입니다. 금리와 투자 심리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M2(광의통화)M2 money supply현금, 요구불예금에 저축성 예금·소액 머니마켓펀드처럼 쉽게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 돈을 더한 통화량입니다. 주로 전년 대비 증가율로 봅니다.
양적완화(QE)Quantitative easing중앙은행이 국채 등을 대량으로 사들여 시장에 돈을 공급하는 정책입니다. 기준금리를 더 내리기 어려울 때 주로 씁니다.
양적긴축(QT)Quantitative tightening중앙은행이 보유 채권을 만기 후 재투자하지 않거나 팔아서 시장의 돈을 거둬들이는 정책입니다. 중앙은행 총자산이 줄어듭니다.
중앙은행 대차대조표(총자산)Central bank balance sheet중앙은행이 가진 국채·증권 등 자산의 크기입니다. 양적완화 때 커지고 양적긴축 때 줄어 유동성의 방향을 보여 줍니다. 미국은 FRED WALCL로 확인합니다.
지급준비금Bank reserves은행이 중앙은행에 맡겨 둔 돈입니다. 중앙은행이 채권을 사면 그 대금이 지급준비금으로 쌓여 은행의 대출 여력이 커집니다.
유동성 장세Liquidity-driven rally이익 개선보다 풍부한 돈과 낮은 금리가 주가 상승을 이끄는 시기입니다. 2020~2021년이 대표적이며, 돈이 빠지면 반대로 크게 흔들릴 수 있습니다.
교육용 자료이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과거 관계가 미래에도 반복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